부담 되지않는 3권짜리의 만화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사실 책 읽는 시간이 많지 않아 원래는 요즘엔 어떤 책이 있나 눈호강이나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우연히 만화책 3권이 눈에 뜨였다.
이미 2014년에 나온 좀 오래된 책인데 글의 양이나 내용이 끊어 읽기 딱 좋을 것이란 생각에 하루에 1권씩 3일에 걸쳐 나누어 읽었다.
드라마와 영화까지 나왔던 전작 <식객>에 대한 기억이 ‘진수’와 ‘성찬’이라는 주인공들 이름과 함께 아련한데, <식객2>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리고 그 주인공조차도 가끔씩으로 주인공이지 각 에피소드별로 실제 스토리를 끌고가는 조연들이 따로 나온다.
좋은 구성이라고 본다.
뚠자가 식객2에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3가지가 있다.
1권에서는 '죽은 친구와의 우정'이, 2권에서는 '후배의 배신'이 그리고
3권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그것이었다.
우정, 배신, 사랑 뭐 하나 만만치 않은 주제다.
아주 절친까지는 아니지만 뚠자에게도 한명의 죽은 친구가 있다.
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만난 친구인데, 입사 동기이며 4-5년을
같은 팀에서 지내며 점심, 저녁은 물론 술판에 노래방까지 하루 종일 같이 다니던 친구였다.
그 친구 면허따고 첫 차 운전 연수를 내가 시켜주었을 정도니 얼마나 친했겠는가?
(당시 목숨 걸고 운전 연수 시켜준 거였다. 지나고 보니....ㅎㅎ)
그러다 가는 길이, 가고자하는 길이 달라 팀이 달라지고, 회사가 달라지며 몸이 멀어지면서
안보고 지내다가 10여년 후에 뜻밖의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커피 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나누고 헤어졌는데, 얼마뒤에
그 친구의 부고가 문자로 날아왔다. 헐~
젊을 때부터 몸이 좀 안좋긴 했으나 그래도 결혼하고 아이도 두었고 부인의 내조와
자식에 대한 책임감으로 관리를 통해 건강이 좋아졌으려나 했던 생각은 나만의 것이었나 보다.
황망한 마음에 저녁에 시간을 내어 장례식장을 가보니 그 친구의 형이 상주로 있는데
고인과의 관계를 묻길레 친구라고 했다.
물론 고향이나 학교 친구가 아니니 잘 모를것이었으나, 나에겐 20대 한창인
시절에 객기부리며 같이 소주잔 기울이며 인생을 논하고 개똥철학을 같이 욾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간절한 마음으로 극락왕생을 빌고 왔던 기억이 났다.
그 간절했던 마음이 식객2 주인공 고무신이 친구가 잠든 나무에 손을 대고 친구를 생각하는 그런 심정이려나...
배신은 뭐 기억하고 싶진 않지만 누구든 당할 수 있기에 한마디만 적어본다.
<돈>은 배신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배신할 뿐이다.
사랑...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대부분 첫사랑이 그러지 않나?
가정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뚠자의 첫사랑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가슴 시릴법한 그런 아련한 상대가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아예 없으면 할 수 없고...
아마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가슴이 시릴 만 하다.
그러나, 거기서 안 이뤄졌기에 지금이 있는 것이다.
뚠자는 지금의 집사람과 아이에게 지극히 고마울 뿐이다.
식객2는 식객1만큼이나 많은 생각을 떠올려주게 한다. 아니 오히려 더 나아졌다고 할까?
그게 그림이 칼라라서 그런가? 푸훗.
행간의 의미, 여백의 참뜻을 잘 찾아내고 느끼는,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책이지 싶다. 시간을 많이 못 내지만 서정적 이야기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평점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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