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읽다보면 각 나라별 주요 포지션의 케릭터들간에 라이벌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됨을 볼 수 있다. 각국의 수장을 보면 유비, 조조, 손권을 들수 있다.
뚠자가 보는 방식으로 유비는 완전 시골의 무일푼에서 출발해 국가의 원톱에 이르는 온전한 자수성가형이다. 온건함을 위주로 국가에 충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힘들고 어려운 길을 택해가며 어렵사리 그러나 후일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는 지위에까지 이른다. 우리나라의 경영자로 치면 정주영회장 같은 스타일로 본다.
이에 비하면 조조는 유력 명문가 출신이다. 집안 배경인 아버지가 유력 권력가인 내시의 양자로 들어감에 기존 성씨인 하후가와 양자로 들어간 조가를 겸하니 그 배경세력이 만만치 않다. 그러니 출발점에서는 유비보다 훨씬 앞선 상태이니 반정도 자수성가형이라 할 수 있다. 역시 우리나라의 경영자로 비유하면 이건희회장 같은 스타일로 본다. 선대인 이병철 회장이 어느 정도 기반을 마련해 넘겨준 것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켜 놓은 것을 보면 얼추 맞는 비유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손권은 본인의 힘으로 국가를 세운건 아니다. 그냥 형에게서 물려 받았다. 땅을 물려받고 사람을 물려 받았다. 하지만 능력이 없으면 이마저도 쉽게 날려먹었을텐데 의외로 손권은 지키는 힘이 대단했던 것이다. 욕심내지 않고 유능한 사람들을 잘 기용하며 용케 삼국중의 하나이 오나라를 이야기 말미까지 잘 운영했으니 말이다. 아마 요즈음 경영자중 3~4세대들에 해당할 것이라고 본다.
이들중 가장 많이 비교되는 사람은 유비와 조조일 것이다. 이야기 초반의 주인공으로 집중 조명을 받은 유비와 중반 이후 최고 권력자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많은 인재를 알아보고 기용하며 변화무쌍과 효율적 운영의 극치를 보인 조조.
두사람은 때로는 동맹으로서 때로는 적수로서 만나며 세력을 키워가고 마지막에는 천하를 두고 다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마음속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때가 바로 '벼락 사건'에서 였을 것이다. 조조가 자신을 정면으로 라이벌임을 드러내자 아직 기반 세력이 없는 유비는 멋지게 기지를 발휘해 조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때 잘나고 똑똑한체를 한다거나 적당히 흉심을 숨기며 겸양했다면 조조는 더욱 긴장하며 경게와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았을테지만, 유비가 쪼다로서의 면모를 보이자 경계심이 풀리고 한수 아래로 봐버린 것이다. 나름 기반 세력이 약했던 유비로서는 당시 아주 현명한 처사를 했던 것이다.
이후 둘은 각자의 길을 걷게되는데, 유비는 군자의 길을 택하고 조조는 지식인의 길을 택한다. 무엇이 더 좋은가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는 워낙 다양한 길이 있고 그 길을 선택해서 성공을 증명해 보인 사례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문열 작가 삼국지를 읽으면서 적지않게 당황을 하였다. 역사속 인물이 출신이 비천하나 국가의 최고 지위까지 가는데에는 그만한 이유와 실력이 있음일텐데, 너무 유비를 까고 조조를 높여 놓아서이다.
최근에 읽은 설민석 버전의 삼국지는 공평한 시각으로 두 영웅을 조명하고 있어, 성장기 청소년을 위해 잘 나온 책이라고 평가한다.
뚠자는 재미로만 이야기를 읽었지만, 이글을 보며 아직 삼국지를 읽지 않은 분들이 읽게 된다면 1번 재미 획득후, 2번 배울점은 취하고 3번 버릴점은 버리면 될뿐, 작가의 관점을 맹신하는 우는 범하지 않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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