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소개한 책 <인구의 힘>과 지은이는 다르지만 세계를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책의 전개 방식이 무척 흡사하다. 그래서 국내 번역 제목으로 <XX의 힘>으로 했나 보다.
<지리의 힘>에서 1번 타자는 최고로 핫한 국가인 중국이다. 중국이 요즘 왜 그렇게 전 세계 특히 주변국들과 영토를 두고 마찰을 벌이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2015년에 국내 발행되었는데 마치 5년이 지난 지금을 보는 듯이 정확하게 내다보고 쓴 책이다.
코로나 사태이후, 인도와 국경 분쟁을 하고, 미국과는 대만을 빌미로 다투고 있다. 아울러 일본과는 ‘조어도’에 대한 다툼이 있으며, 호주와는 코로나 문제로 인한 감정 싸움이 무역 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중국이 ‘센카쿠 열도’가 아닌 ‘조어도’를 차지하기를 응원한다.
이처럼 4천년이나 해양에는 관심 없던 중국이 이제 와서 부랴부랴 해양 특히 남중국해로 그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이유가 그럴듯하게 설명되어 있다. (궁금하시면 500원.)
2번 타자는 현재의 챔피언인 미국이다. 좌우가 태평양, 대서양이고 북쪽은 동질감 높은 캐나다이며 남쪽은 멕시코 국경으로 적국으로부터 직접적인 공격을 받을 염려가 없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에 더해 넓은 땅에 천연자원까지 풍부한, 한마디로 모든 것을 갖춘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바다를 건너 온 사람들이 세운 나라답게 해양 세력을 전세계에 뻗쳐 놓아 명실상부한 경제적 군사적 제1의 강국이다.
그러나 인구를 바탕으로 급속하게 경제력을 끌어 올린 중국의 도전을 받는 입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하다.
<총 균 쇠>의 저자인 제러드 선생은 중국은 택도 없다고 자주 이야기하는데, 뚠자는 다르게 본다. 지금 당장은 미국이 앞서 있으나 중국은 전면전을 벌이기에는 너무 덩치가 큰 상태라 중동처럼 쉽게 요리할수 있는 상대가 아니며 시간만 지나면 중국은 자연스럽게 미국을 넘어선다.
특히 민주주의 체제가 공산주의 체제 대비 앞서있던 경제 부분을 눈치 빠른 중국 지도부가 자연스럽게 접목하였기에 경제 부분에서의 격차가 좁혀지고 추월이 이뤄지면 미국이 장악했던 군사, 경제는 물론 교육 문화등의 헤게모니도 서서히 잠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뚠자가 죽기 전에 보느냐 죽고 난 후에 보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지금은 서로의 이익이 충돌하는 과정이라 양측의 견제가 심해지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 한가운데에 있는 당사국은 두곳으로 바로 대만과 우리 대한민국이다.
이 책에는 당연히 지정학적으로 피곤한 우리나라의 이야기도 나온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반도는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이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 대륙 세력인 중국, 러시아의 말단 부분은 대륙에 인접한 북한이며, 대양 세력으로 대표되는 미국 일본의 뒷받침으로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두 세력의 대리전 양상으로 버티고 있어 당분간 즉 해방이후부터 미지의 시점까지 한반도의 냉전이 유지되겠으나, 함께 잘살아 보려는 남한과 북한의 화합 대비 양대 세력의 분열책 균형이 깨지면 상당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텐데 어느 선까지 이룰지 자못 궁금하다. 사실 해방 이후 독재 권력인 북한보다는 인구나 경제력 등에서 앞선 대한민국에서 실마리를 풀어내야 함이 마땅하나 국내 현안조차도 정리가 안 되니, 일본은 재낀다 치더라도 미국 중국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반도의 영구 평화 정착을 미국과 중국의 협력으로 구현해야만 하는 현실이 슬프지만 당분간은 그것이 현실이니 그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해야만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중 양국은 물론 각 대륙별로 주요한 국가들의 역사와 지정학적 관계를 풀어낸다. 서구 열강부터 중남미,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까지 각 주요국의 현재 사안과 이에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미칠 지리적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 과정에서 과거 제국주의 팽창 과정에서 서구 강국들이 지도에 자와 연필만으로 그어 놓은 국경선(우리나라의 38선은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의 많은 문제점들이 대해 짚어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은 북극권을 두고 각 관련국들의 이해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북극권 개발에 관해서는 단연 러시아의 질주에 대해 기술했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로 빙하가 녹으면서 가능해진 북극권 개발이 인류의 안 좋은 결말을 향하는,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 같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결국 북극권 개발은 각 나라가 자신들의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또 다른 화석연료를 추가로 지구에서 채굴해내 대기 중에 펌프질을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책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아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고교생 이상부터 읽어 봄직하다고 추천한다. 평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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