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느 정신과 의사의 진화의학에 대한 견해를 밝힌 책이라 볼 수 있다.
뚠자가 소개한 여러 책들 중 상당수가 진화의학과 관련이 있는데 이런 정신과 역시도 진화의학에 들어가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 주장하는 내용을 읽어보니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제목만 딱 보면 <이기적 유전자>가 생각나지 않는가?
그의 진화의학에 대한 견해는 나중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를 지어낸 것에 영향을 주었다고 회자되니 무척 의미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는 리처드 도킨스가 많은데도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불치하문’이라는 고사는 서양에서도 통하는 모양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좋지 않은 심리상태가 인간의 진화에 영향을 주었거나 혹은 그러한 심리상태들이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적자생존 방식의 경쟁을 겪었다고 하는 점이다.
예를 들면, 불안감 같은 감정을 들 수 있다.
자신이 건물의 맨꼭대기에 위태롭게 걸쳐 있다면 불안감을 느끼고, 안전한 위치로 내려오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불안감이 아닌 만족감이나 우월감으로 발을 잘못 딛으면 그러한 정신 감정을 유지하는 혹은 유발하는 유전자는 더 이상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도태가 되는 것이므로, 수백만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불안감이라고 하는 감정과 관련된 유전자는 필요한 만큼의 적자생존 경쟁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와 ~ 대단한 스토리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불안감은 많을수록 좋은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너무 불안감이 큰 사람은 무엇이든 다 불안해 할 것이고 증상이 심한 그런 사람과는 짝을 지으려하지 않을 것이기에 유전자가 후대에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딱딱 들어맞는다.
즐거운 기분이나 행복감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불안함 속에서도 행복을 추구함이 가능하나, 너무 행복만 추구한다면 이 역시 짝짓기가 어려워져 유전자가 후대에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
결국 인간이 느끼는 감정들은 그것이 소위말하는 기쁨 행복등의 좋은 감정이나, 슬픔, 불안, 신경질적인 나쁜 감정이나 모두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들이며, 정할 수는 없지만 절묘한 경계값들을 기준으로 그 안에 존재한다는 생각은 나름 이해가 되었다.
우리가 흔히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할때의 그 정상이 앞에서 이야기한 <감정의 경계선 안쪽>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는 것이리라...
이 책이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여 금방 읽히는 그런 책은 아니다.
나름의 논리는 발견해 나가는 재미는 있어도, 독자로 하여금 혹하게 만드는 그런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책은 조금 진득하게 읽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바이다.
평점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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