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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한동일

2020. 12. 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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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책 좀 읽는다는 뚠자지만, 책을 겉만 보고 지나가다가 100판 기념이라는데 고급스런 하드케이스에 비닐로 싸여있어 얼마나 대단하길레 그러나~ 하는 마음에 집어 들었다. 사실 진짜 라틴어 학습서인줄 알고 계속 지나쳤었다.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어 서평을 쓰기가 무척 부끄럽다. 그래도 몇마디 읽은 흔적은 남겨두어야 겠기에, 그리고 혼자만 보고 끝내기에는 너무나 아깝기에 써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교생 시절 읽었던 책 한권이 기억났다. 얼마 전 나이가 100세가 되신 김형석 선생의 <영원과 사랑의 대화>라는 책이 그 책이다. 책 내용이 비슷하다기 보다는 책에서 풍기는 철학적 배경이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두분 저자 모두 백그라운드가 비슷한 종교라서 그런 것인가...

 

따스한 마음으로 이 시대 아픔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마디나 단어 한두개로 표현하기에는 다소 감당키 어려운 전달력이 있다.

 

네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 더 노오오오력을 해라하는 삐뚤어진 사회나 기성세대의 잘못을 인정하며 따스한 격려의 진심이 한 문장 한 문장마다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정 종교인을 비하 할 생각은 없으나 6년 전 어느 잘 나가는 승려의 책을 읽으면서 그 글의 깊이가 바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에 이 사람 언젠가는 크게 물의를 일으키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걸 집사람에게 말한지 6년이 지난 최근 정말로 그런 문제가 있었다.

 

이 책 <라틴어 수업>은 그런 느낌이 1도 안 들었다. 저자의 수준이 요즘 말로 클래스가 다르기 때문에 일 것이다. 참고로 뚠자는 종교가 없음을 말해 둔다.

 

이 책 중간에 저자가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글이 있다. 저자의 내공을 보건데 젊은 시절 부모에게 감정 풀이를 했다는 말에 상상은 안되지만, 어머니 임종 과정에서 나오는 진실의 순간은 나이 50이 넘은 뚠자도 순간 울컥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 나이쯤 되면 대부분 부모님을 대할때면 항상 받은 사랑에 한참 못미치는 못난 자신을 돌아보기 때문이다.

 

뚠자는 저자의 글에서, 선택한 단어 하나하나에서 풍겨 나오는 기운이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이 책에 적혀 있는 단어 하나하나를 통해 저자의 기본적 수양 수준을 느낄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선택의 길을 걸어가며 무수히 단련된 내공의 기운 말이다.

 

이런 저자가 써낸 이런 수준의 책에 대해서 몇 마디, 몇 줄로 서평을 적는 것은 큰 실례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짧게 한마디만 하겠다. 작게는 수강생들에게 좀 크게는 독자들에게 광대역으로 보면 이 세상의 모든 젊은이들과 아직 다 피어나지 못한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짧은 시 한수 헌정하며 <라틴어 수업> 일독을 권한다.

 

장미꽃 만 꽃이던가? 꽃 종류는 한참 많다.

봄에만 꽃이 피던가? 사시사철 피고진다.

꽃만 있던가? 벌도 나비도 새도 그리고 나무도 있다.

사람도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다.

나는 나. 내 길을 가볼까나...

 

이리저리 치이고 상처받고 원망할 일이 많은 세상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기성 세대가 만들어 놓은 것이다. 기성 세대가 되어버린 뚠자로서도 가진 것 없지만 기득권자들과 같은 나이대라서 책임감을 느낀다.

 

청춘들께 미안하다. (사실은 내 자식에게 미안하다. 나보다 더 험한 세상을 나 죽고나면 스스로 걸어가야 할 것임을 알기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없음을 알기에...)

 

이런 걸 아는데 뚠자도 한참을 돌고 돌아서야 깨달았다. 여러분께도 그 시기가 오면 조금 더 편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평점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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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too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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