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다. 이 책은 2018년에 출간된 <벽이 없는 세계 2>를 번역한 책이다. 외교관의 시각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정치적 이해 충돌과 그 진행과정의 대략적인 설명, 그리고 저자의 해당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책을 시작하자마자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붕괴, 포퓰리즘의 부상, 강한 케릭터의 국가지도자 등장 및 미국과 중국간의 신냉전 등 범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한민국과도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질서의 변화를 분석하는 기준으로 국가간 힘의 세기와 그 이동, 지정학에 대한 고려, 그리고 정치적 정체성을 파악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일 욕을 많이 먹지만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는 이제 점점 더 그 힘이 약해질 것 같다.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만 봐도 그러하다. 또한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와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견제 등 세계적으로 강대국의 속해 있던 그룹들이 글로벌 혹은 로컬 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신흥세력들에 대한 견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뚠자는 생각한다.
포퓰리즘은 각 국가 내에서 주로 이슈되는 부분으로 보여진다. 권력을 잡기 위해 이제는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대중을 통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단순한 언론만으로는 더 이상 전 국민을 조종하기 어려워졌으며,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모으는 방법으로 정치 전략이 바뀐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다.
좋은 정치적 목적이냐에 상관없이 전체 대중의 절반을 목표로 승자독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반대편은 포기하고 자신의 편을 모으겠다는 위험한 사고방식이 것이다.
이를 통해 센 캐릭터들이 국제적 리더로서 나타나고 있다. 푸틴을 비롯하여 시진핑 트럼프는 물론이고 필리핀의 두테르테까지...
순수한 정치적 시스템으로 출발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는 이미 자본주의에 너무 물들어 버렸다. 부의 지나친 분배 불균형으로 인해 양극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민주주의 시스템의 순기능은 그 의미를 상실해 버린지 오래다. 따라서 간편하고 빠르게 정치적 해결력이 있어보이는 사람을 지도자로 원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요즘 가장 지구촌의 큰 정치적 이슈인 미국과 중국의 이해 충돌을 이야기하는데, 2018년에 씌어졌지만 그 여파는 2020년이 후반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중이니 보통 이슈가 아님은 분명하고 이 한가운데에 대한민국이 끼어있으니 여차하면 1636년 병자호란 직전의 상황이 아닌가 뚠자는 무척 걱정된다.
책 내용에는 없지만 뚠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둘러싼 공방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기술 및 반도체 부품의 봉쇄 등은 앞으로도 미중 냉전은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외교력을 시험할 것이라고 본다.
지정학적인 고려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부동항 추구, 그리스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서방 세계의 그리스 구하기,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 절대 고수, 북극항로 개발에 관해 북극권 국가아닌 적도권 싱가포르 참여 등 많은 사례를 들며 알기 쉽게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나온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라는 나라의 지명을 둘러싼 신경전이다. 마케도니아의 공식 국가 명칭은 ‘구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 공화국’ 이다. 그냥 마케도니아라고 못 한단다.
이유는 그리스가 반대하는 것인데 두 나라 모두 자국내 마케도니아라는 지역이 있는데 각자가 그 지역이 위대한 알렉산더 대왕의 고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NATO(북대서양 방위조약 기구) 가입을 놓고 서로 국가명칭 문제를 양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 안보보다도 나라의 상징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례를 보여 준다 하겠다.
그 외에도 사우디왕자 빈 살만에게 살해 당한 자말 카슈끄지는 언론인으로서 정권을 비판하다 죽은 순수한 기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외부세력을 이용해 어느 정도 사우디 국내 정치에 관여하려고 일을 진행하던 중 들통이 나면서 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 왕세자가 일을 진행한 것이었다. 역시 뚠자는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대한민국 관련된 부분도 나온다. 제3국의 외교관의 시선으로 바라본 대한민국 관련된 내용이라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다. 역시 북한의 핵이 제일 이슈이며 주요 인물로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으로 나온다.
30대 초반에 권력을 물려 받았으나 고모부와 이복형의 존재는 항상 위험요소였단다. 또한 중국에서도 친중국 성향의 이 둘로 정권을 교체하려 하자 김정은도 살기 위해 먼저 이 두명을 각각 제거한다. 이어 독자생존 영역을 구축하고 한국, 미국과 연쇄적 정상회담을 하며 경제제재를 풀어보려 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결국 핵폭탄 포기는 없을 것이라 저자는 예측한다.
한편 햇볕 정책의 계승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위기 돌파구를 찾으러 여러 가지 노력을 할 것이라 보았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 시스템상 임기는 너무 짧고, 미국 중국 일본 등 통일된 한국을 바라지 않는 강대국들로 인해 당분간의 긴장 상태는 더 계속될 것이다 내다보았다.
특히 일본은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한국을 대륙으로부터이 위협이라고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위협을 상쇄시키는 완충지대가 필요하기에 더욱 남북한의 분열 혹은 대립을 지속하도록 요구 할 것이라는 점이다.
뚠자는 일본이 과거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한 후 6.25덕에 군수품 공급을 하며 급속으로 회복한 경험이 있기에 한반도의 분열 혹은 전쟁을 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은 애초에 뼛속부터 한국을 위험에 대한 완전판으로 생각해온 것임을 외국 외교관으로부터 한수 배웠다.
마지막으로 저자에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인터뷰 끝 부분에 나와있는데 짚고 넘어가야 겠다.
질문 : 독자에게 하실 말씀은?
저자 : 지식을 겸허히 여기고 사실에 따라 이념과 입장을 바꿀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무서운 말이다 국가가 이웃 국가와의 관계에서는 국가간의 힘의 균형이나 국익을 앞세워 경우에 따라 그럴 수도 있는 입장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개인이 저렇게 하면 어찌 될까?
국가를 팔아먹는 매국노에서부터 이웃을 속이는 사기꾼까지 모두 정당화 될 수 있는 말이므로 저자의 충분한 배경 설명이 있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나름 제3자의 눈으로 본 국제 정세이기에 국내는 물론 국제 정치에 관심있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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