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가게 된 1박2일에, 다시 우연이 겹쳐 시간이 생겼다.
거기에 다시 또 우연이 더해져 같이 간 사람들이 술도 안마시고 뭔가 관광 같은 것도 별로란다.
나 혼자 오롯이 산을 오를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것도 제주도에서...
물론 제주도를 4번 정도 관광으로 오긴 했지만, 매번 가족을 동반했고 등산을 일정에 넣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터라 이번 기회는 나에겐 <개꿀> 그 자체였다.
그래서 오르기로 한 산은 <군산>이었다.
해발 300미터 조금 넘고, 올라가면 정상에서의 경치가 좋다는 평도 보았다.
처음 가보는 곳이니 당연히 주차가 문제일 것이었다.
게다가 각종 소개 블로그들에는 길이 좁다, 운전 실력이 좋아야 한다등의 겁주는 글들이 많았다.
나의 선택은 위 그림의 등산로와 주차 장소였다.
물론 도로에서 진입로(1132) 들어가는 입구는 딱 차 1대 폭이어서 나조차도 모르고 지나가서 다시 유턴하고
좌회전으로 들어와야 했다.
그렇지만, 예상대로 주차하려 던 장소는 생각만큼 여유가 있어서 주차를 하고 호기롭게 걸어갔다.
그냥 차를 몰고 산길 입구까지 갔어도 충분할 듯 했었다.
주변은 무슨 농장인지 공장인지 건물들이 있을 뿐 인가는 아닌듯 하였다.
포장도로(주차장소 ~ C지점)가 끝나는 곳에서 본 정자와 <새마을 운동> 깃발과 초석...
지금이 몇년도인데 <근면 자조 협동>을 여기서 보다니...
아무튼 시작부터 나무 계단이었고, 결과적으로 끝날때까지도 나무 계단을 올라야 했다.
(C지점에서 A지점까지의 구간)
아무리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여기까지 나무를 가져와 계단을 만드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나름 한번에 끝까지 올라갈 줄 알았으나 체력은 금방 바닥을 보였다.
처음 숨을 몰아 쉰 곳이 사자바위라는 안내판 앞에서였다.
아무리 봐도 사자 모양은 안나오는데...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내가 오르는 방향에서 마주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반대편에서 올라 온 사람 3그룹 정도...
반대편은 차량을 이용해 상당히 높은 지점까지 오를수 있도록 도로가 잘 된 것으로 안다.
정상은 바위가 차지하고 좀 너른 공터는 그 옆에 있었다.
맑은 날씨가 아니라서 그런지 환상적인 경치는 아니었지만, 멀리 한라산 정상은 잘 보였다.
땀을 한바가지는 흘린 모양이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을 한아름 얻어간다.
내가 언제 다시 이곳을 와볼까... 족적을 남긴 걸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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