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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배신

https://youtu.be/066gSgdKtHs

 

얼마 전에 소개한 진화의 배신과 매우 유사한 내용이라 보이는 책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다르다. 이 책은 진화 의학이라는 다소 초기 분야의 책이다. 앞서 소개한 바 있는 진화의 배신은 주로 내과 계통의 현대인 문제를 조명 했다. 그에 비해 이 책은 내과는 물론 외과와 호흡기계까지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제목에 나오는 의자라는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상당히 다양한 내용도 많이 다루고 있다. 인상적인 내용 중의 하나는 이렇다. 현재 지구상에는 인간보다도 의자가 많다는 것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집 안에 식탁에 앉는 의자와 거실의 소파 그리고 책상 앞에 의자가 있다. 또한 학교나 직장에 가도 의자가 있으며 식당에 가거나 영화관에 가도 의자가 있으니 정말로 인간의 수보다 의자가 많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프리카나 기타 저개발 지역이 평균을 낮추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처음 인류에게 의자가 사용된 시기에 의자는 권력의 상징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권력자만 왕관을 쓰고 권력자만 앉을 수 있던 시대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런 귀한 의자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대중화가 되었고 이제는 누구나 의자에 앉아서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세상이 되었다.

 

진화의 배신에도 나왔지만, 인간의 유전자는 수렵 채집 생활 기간이 지금의 문명시대 보다 훨씬 길었던 만큼 움직이면서 생활하는 것에 최적화 되어 있었을 것이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면서는 그 신체적 활동이 그다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노동의 강도가 약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작 문제는 산업 혁명 시기부터 라고 보아야 한다. 사람들이 힘든 노동 대신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는 공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 강도는 약했을지 몰라도 손가락이나 팔이 기계에 잘리는 등 노동환경은 오히려 열악했다. 더구나 움직임은 최소화하고 기계적 단순 동작의 반복은 인체에 무리한 상황을 주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인의 노동은 상당부분 공장에서 오피스로 옮겨와 위험도는 다소 개선되었으나, 움직이지 않는 작업은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햇볕 없는 건물 안에서 의자에 앉아서 7~8시간을 지낸다. 출퇴근 시간에도 가만히 앉아 있고 집에 가서도 잠들기 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활은 100~150 년 정도 되면서 과거 생활에 맞춰진 유전자와는 상충되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과 관절의 약화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비만을 유도하는 먹거리를 다루고, 선사시대부터 현대를 넘나들면서 인류의 삶에 있어서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일단 운동량 부족인 부분에 대한 결론은 간단하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많이 걸으라고 한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에는 더욱더 걷게 해 줘야 한다고 충고한다. 적당한 일사량의 도움으로 비타민 D는 물론 근시까지도 줄여주어야 하는 것은 부모로서 귀담아들을 부분으로 생각한다. 정서적인 불안과 우울증에 대한 예방은 덤이다.

 

저자는 한 걸음 더 이야기 소재를 넓혀 공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많이 태워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지고 자동차 매연이나 공장 굴뚝에 의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점을 이야기한다.

 

우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식물이 불필요하게 살찌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뿐만이 아니고 식물이 살찌고 그 식물을 먹는 동물까지도 살이 찌고 있다는 것이다.

 

광합성 재료인 이산화탄소가 식물에게는 성장의 요소이기에 당도가 더 높아지게 되는데 식물의 덩치가 커져 영양소인 무기물 성분은 상대적으로 적게 된다. 그리고 그걸 섭취하는 인간도 무기물 성분은 작게 섭취하고 당분만 많이 섭취한다는 것이다.

 

가공식품은 물론 식물까지도 당분이 많아지므로 비만을 치료하기에는 환경적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대기오염으로 인해 천식이나 기타 알레르기 반응이 증가하며 향후 인간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환경이 지속 될 것이므로 인간은 그에 대한 대비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의자로 대변되는 인간의 삶은 보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 보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결과적으로 움직이는 생활에 익숙해진 인체에는 해로운 것이 되고 말았다.

 

그 결과가 비만과 척추의 고통, 근시, 폐 손상 등 온통 질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모든 변화를 주도하는 두뇌와 손은 큰 변화가 별로 없었다. 따라서 현재는 너무 키보드와 스크린에만 집중되고 있는 인간의 손이 열어 갈 다음 미래에 희망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저자는 말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건강을 인간의 진화 과정과 엮어 설명하는 이 책은 특히 의대생 혹은 의대 지망생들에게 적격이라 판단한다. 물론 재미로 보는 모든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평점은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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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too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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