뚠자가 뚠뚠이에게 수학을 가르친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뚠자는 뚠뚠이 나이때 마음껏 책을 읽으며 지냈는데 정작 뚠뚠이에게는 수학 공부만 하라고 합니다.
뚠뚠이가 쉬워 보이는 수학 문제를 틀리고 틀리고 또 틀리면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몇 번씩이나 들었습니다.
또래에 비해 크게 뛰어나지도 많이 부족하지도 않은 뚠뚠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나를 돌아보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재빨리 집어 들었습니다. 저자는 현재 예일대에서 감정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저자 본인이 어린 시절 겪은 일에 대해 솔직한 고백을 털어놓으며 시작합니다.
이웃집 어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후 이를 부모에게 털어놓자 오히려 일이 커졌다고 합니다. 엉뚱하게도 이웃과 친구들로부터 외면 받게 되고 정서적으로 더욱 고립되어 간 저자는 누가 보더라도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고 합니다.
그런 저자에게 진정으로 마음 열고 감정을 감싸 안아 준 이가 있으니 당시 현직 교사였던 그의 아저씨였다고 합니다. 진정성있는 대화로 저자의 가슴에 진 응어리의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소하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이후 저자는 정서적 안정을 되찾고 정상적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교 박사 학위까지 받게 됩니다. 사람이 보다 성숙해지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감정적 인식을 내면 깊은 곳에 숨겨 두지 말고 그 감정을 꺼내서 표현하고 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공부하고 직업까지 갖게 된 것입니다.
지능지수(IQ)보다는 감성지수(EQ)가 성공에 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책 전반에 걸쳐 이야기 합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뭔가 특별히 대단한 고급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유치원생부터 은퇴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활속에서 감정적 고통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걸 의학적으로 흔히 ‘스트레스’라고 부르는데 저자는 그렇게 퉁쳐서 부르지 말자고 말합니다.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진정한 감정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감정에 정확한 명칭을 붙여 보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시기심과 질투심의 차이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느끼고 있는 감정의 강도를 표현 해보자는 것이죠.
숨겨진 감정적 문제를 외부에 표출함으로써 부모 자식간, 교사 학생간, 상사 부하간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하여 해결 과정을 모색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한편 감정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도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저자는 심호흡을 추천하는데, 긴 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 상태를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고 적당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명상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감정 자아를 머릿속에 이미지화하여 그 이상적 감정 자아를 실현해 보도록 노력하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이 어떤 고도의 기술을 담은 내용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그런 과정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정성 있는 대화, 감정의 인식과 문제 해결, 심호흡, 명상 등 아주 간단하면서도 실제로는 하기 쉽지 않은 기술들 말입니다.
데카르트의 합리론이 나온 이후 인간은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사고를 추구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무수히 많은 감성과 감정 문제가 이성적 사고와 부딪치고 있습니다.
특히 감성이나 감정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문제로 인해 비이성적인 생각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를 살면서 여러 번 목격하고 경험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감정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스로에게 자연스럽지 못한 감정의 흐름은 마음속 깊은 곳에 조용히 또아리를 틀고 폭발할 시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결국 그것이 폭발하기 전 긍정적 에너지로 표출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줘야 할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가정 학교 직장 등 어느 곳에서나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고 문제를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과 같이 ‘부의 불균형’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각자의 일자리에서 감정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참기만하고 지내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세상의 모든 아이 부모 교사 직장 상사 및 남들에게 터놓고 감정을 하소연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본인도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아이에게 대하는 자세를 바꾸는 노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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