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책 좀 읽는다는 사람은 다 읽어 봤다는 화제작이었던 책이다. 전쟁 관련 책을 썼던 유발 하라리는 앞서 소개한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고 영감을 얻어 사피엔스를 지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책 덕분에 유발 하라리는 단숨에 현존 가장 유명한 지성인 중에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매우 분량도 많고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단 읽기 시작하면 압도적인 스토리 전개에 힘입어 막힘없이 읽어 나갈 수 있다.
사피엔스가 본인들과 1:1 대결에서는 거의 상대도 못 했을 네안데르탈인들을 압도하고 멸종에 이르게 한 이유가 ‘언어’ 활용 능력이었다는 초반 이야기.
사피엔스가 진정으로 문화 문명의 발전을 이루는 시발점인 농업은 사기였다고 주장하는 중반 부분.
그리고 사피엔스의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쉽게 의미를 부여하고 믿는 능력 덕분에 화폐 종교 국가 문명 경제시스템 등 거대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되었다는 종반부.
그러면서도 사피엔스 즉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이 바로 행복추구라고 말하며 뜬금없이 소승불교의 명상과 같은 수련법을 소개하며 마무리하는 과정까지 거침없이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유발 하라리는 중간 중간에 팩트체크 가능한 사실도 예를 들어 설명하기는 했지만, 책 내용의상당수는 그의 주장일 뿐이다. 뚠자가 보기에는 다큐같은 소설인 셈이다.
일단 네안데르탈인들이 멸종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른다. 여러 서적을 읽어본 후 뚠자가 종합해보니 대부분 먹이 획득 능력에서의 차이로 네안데르탈인들이 서서히 밀렸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전적으로는 현재 살고 있는 모든 인류가 호모사피엔스이기는 하지만 과연 미래에는 어떨까? 호모사피엔스 화이트(백인)가 남아 있을지 아니면 호모사피엔스 차이나가 남아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패권다툼에 의한 적자생존 방식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가?
아울러 ‘농업혁명은 사기’라는 부분이다. 누군가 인류에게 ‘농업은 축복’이라며 권유한 것인가? 아니다.
농업은 인류가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선택한 먹이 획득방식 일뿐이다. 사기냐 아니냐의 대상이 아니다. 먹이를 획득하는 시스템의 변화일 뿐이다.
문제는 농업 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공동체의 집단이 커지고, 나아가 국가나 문명으로 발전하면서 소속 집단의 이익추구 성향이 커졌으며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재화와 용역의 배분에 불균형이 생기고 이로인한 다툼이 생긴 것이다.
한편 종교나 경제시스템 국가 등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고 협력하는 능력에 대한 기술 부분은 아주 탁월했다고 본다. 저자는 유대인 출신임에도 종교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기술함으로써 뚠자의 적극적 지지를 받는 부분도 있다.
또한 다음에 소개할 유발 하라리의 ‘호모데우스’에서의 주장처럼 인간 즉 사피엔스는 자꾸만 불멸(죽지 않음)을 추구하려는 경향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마무리가 다소 뜬금없긴 했지만 인류가 이토록 눈부시게 발전한 내용에 대해 인류사를 근거로 설명해낸 이 책은 명작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픽션 임에도 논픽션처럼 보이려고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전개한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책에 대한 반론은 뚠자의 유튜브를 참조하길 바란다.
아울러 이 책은 수능을 마친 나이 이상의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이 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 정도의 이야기 전개라면 읽어줄만한 가치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평점은 9.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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