뚠자가 알고 있는 우주에서 제일 특이한 천체는 지구다. 퀘이사나 블랙홀같은 존재보다 더 특이하다 하겠다. 왜냐하면 생명체가 득시글득시글 하기 때문이다. 무려 37년 동안 지구에 존재했던 모든 생뭉 종들 중에서는 인간이 제일 유별나며, 그 인간의 신체 부위 중에서는 뇌가 가장 특수한 부위라고 뚠자는 생각한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 책은 엘리에저 스턴버그가 지은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와 비슷하다고 뚠자는 생각한다.
제목에 있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시각과 뇌기능 사이의 장애로 인해 발생한 에피소드로써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 사람의 안면 인식에 문제가 생겨서 나오는 곤란함을 이야기해준다.
그 음악 선생은 자기 아내의 얼굴부분 즉 머리를 모자로 인식하고 자신의 머리에 쓰려는 듯 한 행동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각, 후각, 청각, 촉각 등 다른 기능은 전혀 문제 없으나 시각적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또 다른 에피소드로 자신의 다리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어떤 남자의 이야기, 젊은 시절에 걸린 성병 세균이 노년에 척추를 타고 뇌에까지 올라와 영향을 주어 오히려 회춘한 듯 생기발랄하고 활력이 넘치는 어떤 할머니의 이야기,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고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지내다 불현듯 기억이 되살아나 괴로워하는 사람의 이야기, 젊은 시절 2차대전 당시의 추억만을 기억하며 수십년이 지난 현재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 경이적인 수학 계산능력만 있는 쌍둥이 형제 이야기 등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 뇌의 상태로 인해 주변에서 쉽게 찾거나 경험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은 ‘익살꾼 틱 레이’ 라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이야기의 주인공은 두 얼굴의 사나이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투렛 증후군이라는 병을 가진 주인공은 일상적인 수준을 많이 넘어선 거친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는 약물 처방에 힘입어 일상 생활에서는 얌전히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업상 주말에 드럼을 연주한다고 한다.
이때는 약을 안 먹음으로 인한 거친 성격이 나오도록 하여 빠른 비트의 드럼 연주를 멋드러지게 소화하고, 무대에서도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쇼맨십까지도 펼쳐 보인다고 한다. 공연 후에는 다시 약을 먹어 자숙하는 삶으로 돌아간다는 사람의 이야기다.
문득 어린 시절에 읽은 소설이 한편 떠오른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라는 작품이다. 그와 같은 인간이 현실로 존재하고 있구나를 느끼며 인간이라는 존재의 뇌 안에서 일어나는 아주 소량의 화학물질 반응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다혈질인 사람과 얌전한 사람의 뇌는 기본적으로 똑같다. 단지 기분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이 0.001g 더 분비 되는냐 덜 분비 되는냐의 차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가 이처럼 극소량의 화학 물질의 분비와 그 화학 물질의 반응으로 인해 기억이나 사고 및 판단 등을 하는 것이라고 밝혀졌으나 아직도 밝혀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고 한다.
뚠뚠이 친구 중에 틱장애를 겪는 아이가 있음을 경험했기에 이 책의 내용이 더욱 실감나게 느껴졌고, 주위에 안 아픈 듯 보이지만 아주 약간 불편한 사람들이 있음에 마음이라도 더 넓게 가져보고 그들을 대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간의 두뇌가 빚는 착각의 수준이 궁금한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평점 8.5점.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진 - 지구는 어떻게 우리를 만들었는가 (0) | 2020.12.03 |
---|---|
규칙 없음 (0) | 2020.11.30 |
제 3의 물결 - 앨빈 토플러 (0) | 2020.11.26 |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0) | 2020.11.23 |
작고 거대한 것들의 과학 (0) | 2020.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