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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2.16 사조 영웅전과 승리호
  2. 2020.12.21 뚠자의 통섭 : 동서양의 판타지

사조 영웅전과 승리호

2021. 2. 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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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요즘 넷플릭스를 뜨겁게 달구는 승리호였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승리호의 선장역으로 나오는 김태리가 책을 읽는 장면이 하나 나오는데 그 책이 바로 영웅문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고려원' 판본으로 보여 더욱 반가왔다.

 

이 책은 지금은 고인이 된 홍콩의 작가이며 神筆(신필)’이라 불리운 김용 선생이 지은 무협 역사소설이다.

 

참고로 뚠자는 실존 인물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그냥 무협소설이 아닌 앞에 꼭 역사를 가져다 붙인 역사무협소설이라고 부른다.

 

3부작에 걸쳐 조금씩 관련이 있는 장대한 이야기의 시작인 영웅문 1부는 사조영웅전이 원제이다.

 

원래 주인공은 곽정과 황용이지만 가상의 인물이고, 칭기스칸과 왕중양이라는 실존인물을 등장시키고 있다.

 

물론 중심인물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주인공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소설 내에서 참으로 크다.

 

이 책에서 칭기스칸은 하나의 상징적 도구이다. 몽고 즉 원나라마저도 자신들의 역사로 당당히 편입시키는 중화권 문화의 도구로서의 칭기스칸 말이다.

 

또한 이 책은 도교의 한 갈래인 전진교를 내세워 동양 문화의 중심이 중국임을 느긋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전진교의 교주 왕중양을 내세워서 말이다.

 

이런 고리타분한 뒷이야기 말고 순수한 재미로만 보더라도 사조영웅전은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다.

 

절대 고수인 무림 고수 5인을 지칭하는 동사,서독,남제,북개,중신통은 1,2부 전체를 통해서 계속 반복하여 등장하는 단어다.

 

이들의 천하제일고수가 되기 위한 다툼 과정에 얽힌 주인공 곽정이 나중에 부인이 되는 여주인공 황용의 도움을 받아 절대고수로 성장해 가는 무협 성장 드라마다.

 

고수로부터 하나씩 절초를 전수 받으며 차츰 무림의 대협객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은 무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숨에 끝까지 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음을 뚠자가 보장한다.

 

그렇다면 하고 많은 책들 중에서 왜 이 책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클로즈업까지 하면서 보여 주었을까 하는 부분이다.

 

아마도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원래 상영관 개봉이 목적이었던 작품인 만큼 흥행은 중요한 요소였으며 중국 시장 친화적인 한 컷이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이 책은 무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어야 읽을 마음이 들 것이다.

 

요즘은 워낙 마블과 DC의 시대인지라 무협이 그 운신의 폭이 좁은 건 사실이다.

 

당장 우리집 뚠뚠이만 하더라도 아이언맨의 레이저 빔에 관심이 있지 곽정의 항룡18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19금급의 장면도 거의 없지만 독자가 되려면 최소 고졸인 상태를 권한다.

 

왜냐하면 너무 재미있어서 김용의 다른 작품들 전부를 읽으려 할 테니 말이다.

 

평점 8.5 (흥미 점수 10.0)

 

PS.

 

그나저나 승리호의 선장역할에는 김태리보다는 전지현이나 김혜수가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신인 발굴을 위한 뉴페이스도 좋기는 하지만 내용 전개상 선장급의 경력이나 나이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선장보다는 선장 누나가 훨씬 더 잘 맞는 것 아니었나 하는 사족을 붙인다.

 

하여튼 200억으로 만든 CG는 정말 마블과 DC를 다 씹어 먹었다. 코리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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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too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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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보는 소설 중 한 분야인 판타지라는 장르가 있다. 요즘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묵향을 좋아한다. 32권까지 보고 중단인 상태다.ㅠㅠ

 

서양의 판타지라고 하면 쉽게 공감이 가지만 동양의 판타지는 왠지 낯설고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협이라는 장르로 접근을 하면 바로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판타지(fantasy)라는 의미가 우리말로는 환상정도로 번역 될 것이다. 현실이 아닌 허상을 의미하는 것이니 마술이나 마법이 난무하지 않더라도 현실 세계와는 거리가 먼 내공이나 혈도, 장풍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무협소설도 판타지와 같은 것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뚠자가 실제 살면서 경험해보니 이 부분 역시 초반에는 동양쪽 판타지가 좀 더 우세했었는데 이제는 과학과 기술로 무장한 서양쪽 판타지에 완전히 압도당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뚠자는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무협지를 본격적으로 읽었다. 고교생 시절 맨 뒷자리에 앉은 친구들이 무협지 읽으며 낄낄대는 소리에 잠시 유혹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무사히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 무협의 길로 들어섰다.

 

물론 시작은 구파일방을 중심으로 하는 만화방에서나 주로 빌려보는 수준 낮은 무협지로써 대부분의 내용은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무림 내부에 정파와 사파 세력이 충돌하는 와중에 어느 무술인이 기이한 인연으로 약초 혹은 선배 고수의 내공 전수 등을 통해 내공이 증가하고, 아울러 고수의 특급 지도나 무술 비법서를 얻어 천하 제일 고수가 되고, 결국 세력 간의 충돌을 불식시켜 평화를 가져온다는 구조 말이다.

 

그러다가 만나게 된 당시 홍콩의 작가인 김용의 작품을 읽게 되면서 쓰레기 수준의 무협지가 아닌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무협소설을 본격적으로 읽게 된다.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소오강호, 천룡팔부, 녹정기, 설산비호, 연성결 등 김용의 작품이라면 가리지 않고 접어들었으며 나중에는 실제로 김용이 쓰지도 않는 소설도 사서 읽었다.

 

당시(90년대)는 저작권법이 다소 약했던터라 마케팅 목적으로 김용의 이름을 달고 나온 소설이 있었다.

 

물론 작품의 수준이 김용 본인의 진품들과는 차이가 많이 났지만 익숙한 주인공의 이름이나 무공 비급 혹은 무공 명칭을 다시 읽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만족스러웠던 시간들 이었기 때문이다.

 

뚠자는 당시나 지금이나 김용을 신필(神筆)로 인정한다.

 

저급했던 무협지를 당당하게 문학의 반열로 올라 놓았음은 물론이며 작품마다 유교, 불교, 도교 등이 아주 깊이 있게 스며들어 작품에 동양적 철학 배려가 있었다. 이는 중국인이 아니더라도 중국인의 사상적 원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가 된다.

 

아울러 실존했던 인물이나 실제 역사적 사건을 소설 속에 투사하여 자칫 칼부림만 난무하다 끝날 것 같은 소설에 사실적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김용의 작품들은 만화, 비디오,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제작되었으며 지금까지도 그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점이 바로 문제가 된다.

 

신필 김용이 죽은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무협물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김용의 인기 작품을 리메이크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천도룡기는 거의 매년, 신조협려는 거의 격년(2), 사조영웅전 3년마다 리메이크작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몇 년도작인지는 몰라도 뚠자가 본 양과는 유덕화가, 장무기는 양조위가 배역을 맡았었다.

 

의천도룡기에 출연했던 조민역의 여배우들만 모아서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몇 년도 조민, 몇 년도 조민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처럼 무협물의 발전이 정체된 근본적인 원인을 뚠자는 무협이 가지는 내부 속성에서 두 가지 원인을 말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시대나 시간적 창작 공간의 제한이다. 아무래도 소림이나 아미파 같은 구파일방이 배경으로서 내용에서 빠지기도 어려우며, 현시점의 무협물이 작품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쉽게 돈 벌려고 코믹물로 흘러가 버렸기 때문이다.

 

소위 말해 이소룡-성룡-이연걸로 이어지는 맥이 끊겨버린 것이다.

 

두 번째는 무협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인공의 발전에 한계를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설이든 영화든 소비자들은 주인공들의 성장에 열광한다. 1편의 성장을 보고 나면 2편에선 더 강해져야 한다. 해리포터나 아이언맨을 보면 금방 알수 있다.

 

그러나 맨몸 수련에 장풍이나 창, 칼등으로 얼마나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 낼까?

 

하지만 무협물의 대항마인 서양식 히어로들은 어떤가? 처음엔 단순한 쇳덩이 갑옷으로 시작했으나 아크 원자로를 가슴에 품고, 실시간으로 인공지능 컴퓨터의 조언을 들으며, 나노소재로 이루어진 슈트에 강력한 레이저 무기를 날아다니면서 발사한다. 거기다 마지막엔 지구를 구하며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면서 다음 세대에게 길까지 터준다.

 

이들도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힘을 두려워하며 엘프의 땅을 지나 힘겨운 모험을 했다.

 

나무 괴물과 동물 괴물들이 싸우는 혼란을 틈타 반지를 화산 용암에 던지면 끝나는 등의 시대적, 시간적 한계에도 갇혀있었다.

 

그러나 다음의 작가는 마술, 마법을 현대적 시대와 코드를 맞춘 <해리포터>를 내놓는 발전을 한다.

 

이렇게 거듭나면서 현대적 시대상과 코드를 연동하더니 현재 마블 전성 시대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앞서나가는 세계관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이런 상황을 보면 확실히 역사적 혹은 인류가 보여준 궤적이 오버랩 된다.

 

인구수 많은 중국이 초반에는 치고 나가지만 결국 발전시키는 것은 서양 아닌가하는, 서양 우월주의 시각이 되는 건 뚠자 만의 착각인가?

 

아직도 <삼국지> 제갈량이나 <의천도룡기>의 장무기라는 이름을 들으면 찬란했던 청춘시절을 떠오르는 뚠자로서는 더 새롭게 발전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는 듯이 보이는 무협 분야가 안타까워서 한 마디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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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too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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